국제통화기금(IMF)은 30일(현지시간)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2.9%로, 종전 전망치보다 0.2%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IMF는 통화정책 효과에 따른 인플레이션 완화,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해제 등의 영향으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는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IMF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세계 경제 전망(WEO)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먼저 지난해의 경우 세계 경제가 3.4%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은 이보다는 더 낮아져 2.9%로 떨어진 뒤 내년에 3.1%로 다시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IMF는 지난해 10월 보고서에선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2.7%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보다 0.2% 포인트 상향조정된 것이다.

지난해 세계 경제 성장률 추정치 3.4%도 직전 전망치(3.2%)보다 0.2%포인트 오른 것이다.

다만 이 수치는 2000~2019년 연평균 세계 경제 성장률(3.8%)보다는 낮은 것이라고 IMF는 밝혔다.

피에르-올리비에르 고린차스 국제통화기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IMF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세계 경제는 내년 반등을 앞두고 올해는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인플레이션과의 싸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부담으로 역사적인 기준(3.8%)과 비교해 약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 전망은 지난 10월 전망보다 덜 비관적”이라면서 “이(올해)는 성장률이 바닥을 치고 인플레이션은 감소하는 전환점(turning point)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IMF가 예상한 권역별 올해 경제성장률은 선진국은 1.2%(직전 전망치 대비 0.1% 상승), 신흥국과 개도국은 4.0%(0.3% 상승)였다.

국가별로는 미국의 경우 올해 1.4%, 내년에 1.0%를, 중국은 올해 5.2%, 내년에 4.5%의 성장률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IMF는 전망했다.

지난해 2%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국의 경제 성장률은 작년 10월 전망치에 비해 올해는 0.4%포인트 올랐고 내년에는 0.2% 포인트 떨어졌다.

IMF는 올해의 경우 국내 수요 회복 효과 지속을, 내년의 경우에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가파른 금리 인상 등을 각각 전망치 조정의 이유로 제시했다.

중국은 작년 4분기 실질 GDP(국내총생산) 둔화로 지난해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보다 0.2% 낮은 3%를 기록한 것으로 IMF는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 세계 경제 성장률보다 낮은 것으로,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세계 경제성장률보다 낮아진 것은 최근 40여 년 내 처음이라고 IMF는 밝혔다.

중국 경제의 경우 코로나 제한조치 해제 등으로 올해 성장률이 5.2%로, 종전 전망치보다 상승하고, 내년에는 4.5%로 다시 낮아진 뒤 중기(中期)적으로 4% 이하를 기록할 것으로 IMF는 전망했다.

IMF는 중기 중국경제에 대해 이같이 전망한 이유로 비즈니스 역동성 감소, 사회 구조 개혁의 지연 등을 꼽았다.

이밖에 올해 주요국들의 경제성장률은 ▲ 독일 0.1% ▲ 프랑스 0.7% ▲ 이탈리아 0.6% ▲ 영국 -0.6% ▲ 일본 1.8% 등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2.2%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엔 0.3%, 내년에는 2.1%로 각각 예상됐다.

세계 경제 전망 분석과 관련, IMF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지난해 세계 경제가 둔화했으나 중국에서 이른바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하면서 예상보다 빠른 회복이 기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인플레이션의 경우, 일부 개선되고 있으나 아직 대다수 지역에서 정점을 찍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구체적으로 IMF는 전체 84%의 국가에서 인플레이션(소비자물가지수)이 완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지난해 8.8%에서 올해 6.6%, 내년에는 4.3%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7~2019년(약 3.5%)보다는 높은 수치다.

인플레이션 하락 전망은 ▲ 수요 약세에 따른 연료 및 원자재 가격 하락 ▲ 통화정책에 따른 근원 인플레이션 냉각 효과 등에 따른 것이다.

가격 변동성이 큰 에너지나 농산물 등을 제외한 세계 근원인플레이션은 지난해 4분기 6.9%(전년 대비)에서 올해 4분기 4.5%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통화 긴축정책은 2024년 이후에나 완전히 효과를 낼 것으로 IMF는 내다봤다.

인플레이션 자체는 지난해 3분기에 정점을 찍은 것으로 보이나 근원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정점을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IMF는 2024년까지 전 세계의 82% 및 86% 국가에서 각각 인플레이션과 근원 인플레이션이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IMF는 우크라이나 전쟁에도 불구하고 유럽 지역의 경제가 지난해 예상보다 더 탄력성이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3분기 소비 및 투자에서 이런 회복성이 관측된다고 IMF는 말했다.

또 비(非)러시아산 가스 증가, 수요 억제, 예상보다 따뜻한 날씨 등으로 가스 가격이 하락한 것도 유럽 경제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경제 진흥 정책 효과가 감소하고 있으며 영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 인플레이션이 10% 이상을 기록하면서 가계 경제를 압박하고 제조 및 서비스 부문 등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IMF는 말했다.

공급망 개선에도 불구하고 세계 무역은 올해 2.4%의 성장을 기록한 뒤 내년에야 3.4%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또 올해 유가는 16% 정도, 에너지를 제외한 다른 상품 가격은 평균 6.3% 정도 각각 하락할 것이라고 IMF는 내다봤다.

IMF는 경제성장 위협 요인으로는 중국의 회복 지연, 우크라이나 전쟁 확대, 부채 문제, 인플레이션 지속 등을 꼽았다.

이에 따라 IMF는 글로벌 차원의 인플레이션 억제, 코로나19 재유행 차단, 재정 안정성 확보 등을 경제정책 우선순위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