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게임스톱 사태 영향으로 국내 일부 개인 투자자들이 공매도와의 전쟁을 선포한 가운데 증권가에선 국내 증시에서 게임스톱 주가를 폭등시킨 ‘숏스퀴즈’를 유발하기는 어려운 환경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숏스퀴즈는 공매도 투자자가 예상 못 한 주가 상승으로 매도 포지션을 청산하면서 주가 상승을 더욱 가속화하는 현상을 말한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일 낸 ‘국내 주식시장 숏스퀴즈 가능성 점검’ 보고서에서 “국내 주식시장 환경은 공매도 제한이 1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숏스퀴즈를 유발할 투기적 공매도 규모가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노 연구원은 “지난 1년여간 신규 공매도가 제한되면서 대차비용 지속, 공매도 장기화에 따른 기회비용을 감수했을 투자자는 많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피와 코스닥 공매도 잔고 비율은 각각 0.3%로 1년 전 대비 절반 이하로 감소했는데, 잔존한 공매도 잔고는 공매도 거래를 허용한 시장조성자 또는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 공급자의 비중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성자나 유동성공급자의 공매도 거래는 헤지(위험회피) 목적으로 거래한 것이어서 위험회피 포지션을 갖추지 않은 투기적 공매도 세력과는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 연구원은 또 국내 개인투자자 권익보호단체가 주식 매수 운동에 나서겠다고 지목한 종목들의 경우 유통주식수 대비 공매도 주식 수 비율이 높지 않은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게임스톱의 유통주식수 대비 공매도 비율은 100%를 상회하지만, 셀트리온[068270](6.2%), 에이치엘비[028300](8.0%), 헬릭스미스[084990](10.0%) 등의 공매도 주식 수 비율은 이에 비해 여전히 낮다는 것이다.

노 연구원은 “주식매수 운동의 잠재력은 충분하지만 미국 사례와 다른 점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며 “관련 종목은 개인투자자 관심에 따른 수급 효과로 당분간 상승세를 보일 수 있으나 상승 폭에 대해선 눈높이를 낮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