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라이프에서 FBI 상임미래학자가 알려주는 21세기의 범죄 그리고 생존법을 담은 ‘누가 우리의 미래를 훔치는가’를 출간했다.

LAPD와 인터폴, NATO를 거쳐 FBI 상임 미래학자로 활동한 저자 마크 굿맨이 사람들에게 처음 알려진 것은 TED 강연 ‘미래의 범죄에 대한 통찰’을 통해서다. 그는 20분 남짓한 강연에서 범죄 집단의 기술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그리고 앞으로 얼마나 더 진보할지 일목요연하게 설명했다. 그의 강연은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고, 조회수 100만 회 이상을 기록하며 ‘TED 선정 가장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뽑혔다.

테러리스트들은 이제 총만으로 싸우지 않는다. 스마트폰으로 타깃을 실시간 확인하고, SNS에서 정보를 수집해 탈출경로를 확보한다. 제조업의 혁명 3D 프린터는 범죄자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주었다. 이제 무기를 들고 국경을 넘는 대신 원하는 곳에서 간단하게 총을 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직접 갈 필요도 없다. 초소형 드론에 작은 폭탄을 실어 보내면 문제는 간단하게 해결된다. 공공장소에서 특정 대상에게만 피해를 입히고 싶다면 그의 DNA 정보를 알아내 특별 제조한 생화학 물질을 뿌리면 된다. DNA 분석에는 고작 100달러밖에 들지 않는다. 인터넷에서 흘린 데이터뿐만 아니라 무심코 뱉은 침, 식당에서 사용한 컵, 목욕탕에서 흘린 머리카락을 범죄 집단이 어떻게 사용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영화 속 이야기로만 여겼던 방식의 범죄가 기술 발전과 함께 새롭게 등장한 것이다.

이 책은 TED 강연 내용과 함께 미래 사회에 모습을 드러낼 모든 범죄와 미래 범죄의 위험성에 대해 총 3부에 걸쳐 이야기한다. 제1부 ‘폭풍전야’에서는 지금도 주변에서 흔하게 벌어지지만 무심코 지나쳤던 개인정보 문제와 SNS, 모바일 해킹 등의 문제를 다룬다. 제2부 ‘범죄의 미래’에서는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딥 웹과 다크 웹, 사물인터넷, 로봇과 드론, 생화학과 생물학, 양자 물리학, 항공우주 등의 과학기술이 어떻게 범죄와 연결되는지 보여준다. 그렇다고 이 책이 위험을 경고하며 공포심만 자극한 채 끝나진 않는다. 책의 마지막 파트인 제3부 ‘진보와 생존’에서는 기술을 옳은 방향으로 이용해 범죄에 맞서는 방법이 제시된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기술 진보는 병적인 범죄자의 손에 도끼를 쥐어주는 격이다.”라고 말했다. 무심코 열어둔 노트북 웹캠이 몰래 나를 촬영하고, 친구와 카카오톡에서 나눈 대화가 정부의 손에 넘어가는 시대를 사는 사람들은 불안하다.

정부와 경영자, 시민사회, 개인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기술은 우리에게 진정한 신세계를 보여줄 수도, 소설 속 ‘먼진 신세계’를 가져다줄 수도 있다. 모두의 안전을 위해 개인이, 기업이, 정부가 그리고 모두가 협력해서 만들어갈 길로 가는 방법을 이 책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