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 소설가인 저자가 현대인의 고향을 그리는 속마음을 오롯이 형상화해놓은 단편소설집이 도서출판 한솜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에서 우리들이 오래전에 버리고 떠나온 농촌, 곧 고향이자 자연을 간절히 그리워하거나 다시 돌아가는 꿈을 이루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실감나게 들려준다.

극적인 상황전개와 리듬을 유지하면서도 전체적인 소설의 흐름은 물 흐르듯이 차분하고 나긋하여 마치 한 폭의 수채화를 들여다보는 듯하다. 그래서 그의 소설작품들은 한결같이 정감이 넘치는 따뜻한 이야기로 감동의 여운을 자아낸다.

안유환 작가는 일찍이 농촌사랑의 꿈을 키워왔지만, 그것이 무산되면서 일간신문 기자가 되었다. 그렇지만 끝내 구도자의 ‘소명’을 거부할 수 없어 ‘잘나가던’ 12년의 기자생활을 접고 불혹이 가까운 나이에 신학도가 되었다.

목사가 된 그는 목회활동에 신명을 바쳐왔다. 기독교적 사고가 그의 소설작품의 바탕을 이루고, 인간의 고향인 농촌에서의 자연생활이 작품의 모티브가 되고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안유환 작가의 단편소설들은 밀레의 <만종>을 비롯한 일련의 그림들처럼 농촌, 곧 전원생활과 하나님께 귀의하는 경건한 신앙이 그 바탕을 이루고 있다. 그의 작품을 읽으면 ‘만종’의 종소리가 되울리는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꿈틀거린다.

고향을 찾는 것은 자기를 찾는 것이고, 더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가 잃어버린 에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자연 속에서 인간은 그토록 찾고 있는 자유와 창조적인 삶을 마음껏 누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