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31일 올해 하반기 국내 내수는 악화하겠으나 수출과 무역수지는 개선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남강·최제민·문다운 연구원은 이날 관련 보고서에서 “성장 순환 관점에서 한국 경제는 현재 경기 하강 국면에 진입한 상태”라며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은 기존 전망치였던 1.4%보다 낮은 1.2%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내수는 견조한 민간 소비와 양호한 서비스업 경기에 힘입어 버티고 있지만 점차 사라질 펜트업 수요(보복 소비 수요)를 고려하면 점진적인 악화가 불가피하다”며 “긴축 지속에 따른 부정적 여파가 시차를 두고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금리가 높은 국면에서는 내구재 소비, 준내구재, 비내구재, 서비스 소비 순으로 악화한다”며 “여전히 높은 물가와 5% 내외 수준의 높은 대출금리(예금은행 기준)는 민간 소비를 제약하는 요인”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서비스업 중심으로 남은 이연 수요와 물가 상승세 둔화, 고용지수 증가 등은 민간 소비와 서비스업 경기 부진을 완화하는 요인”이라며 “이런 점들이 하반기 내수의 급격한 악화를 저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한편 지난해 4분기부터 급격히 악화한 수출은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으로 기대됐다.

이들 연구원은 “국내 수출 회복의 성패는 반도체 수출 경기가 좌우할 것”이라며 “반도체 수출 단가는 여전히 회복세가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수출물량지수가 반등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중국 리오프닝과 모바일 교체 주기 등을 고려할 때 글로벌 모바일 출하량 감소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중국의 모바일 수요가 점차 개선되면서 반도체 수출 부진이 점차 완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D램 반도체 수요 비중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서버 부문도 인공지능(AI) 투자 수요 등의 영향으로 수혜가 예상된다”고 했다.

지난해 3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국내 무역수지 적자는 에너지 가격 급등세가 완화하며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원들은 “지난해 3∼12월 원유 도입 단가는 배럴당 105.5달러에 달했는데 올해는 평균 85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며 “이는 올해 3∼12월 수입 금액을 평균 약 19억달러 감소시켜 무역수지 적자 폭을 완화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경상수지도 반도체와 대중 수출 부진 완화에 따라 하반기 흑자 전환해 연간으로는 195억달러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라며 “다만 서비스수지는 해외여행 증가가 국내 입국 해외 관광객 규모를 웃돌면서 적자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국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은 점진적으로 안정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연간 물가 전망치는 최근 공공요금 인상을 반영해 기존보다 0.1%포인트(p) 오른 3.5%로 제시됐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는 11월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