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한지원의 리사이틀이 29일(수)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개최된다.

피아니스트 한지원은 2013년 통영 윤이상 국제콩쿠르에서 준우승을 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 콩쿠르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 ‘자신만의 세계가 뚜렷한 연주자’라는 평을, 월간 객석에서는 ‘한지원이라는 연주자의 음악에 대해 궁금하게 만들면서도 무리한 자기 목소리를 집어넣지 않는 순수함이 있었다’는 평을 받았다.

한지원은 피아노 교사인 어머니를 통해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음악을 접했다. 5세부터 정식으로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고 9세의 어린 나이에 코리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모짜르트 협주곡 23번을 연주하며 정식 데뷔했다. 유년시절부터 성인이 되기까지 동아일보, 중앙일보, 성정, 수리, 삼익, 음연, 음악춘추 등 수 많은 콩쿠르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입상하며 재능을 인정받았다.

이미 피아니스트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는 한지원은 국내외에서 챔버 뮤지션으로도 많은 연주자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으며, 솔리스트로서 한해 5회 이상의 독주회와 크고 작은 연주를 소화하고 있다. 이외에도 KBS중계석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 아마빌레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음악적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2014년 쇼팽, 리스트, 스트라빈스키, 윤이상의 곡이 담긴 데뷔 음반을 출시해 음악계의 관심을 끌었고, 프랑스 파리의 Salle Cortot Hall과 Salle Rusell에서 초청 독주회를 가지며 활동의 폭을 넓혔다. 2015년엔 브람스, 슈만, 리스트의 곡이 담긴 두번째 피아노 솔로 앨범 Romanticism을 발표하면서 자신의 음악적 색채를 더욱 확고하게 만들어 가고 있다.

이번 리사이틀은 베토벤과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로 구성된다.

첫 번째 곡은 베토벤의 Andante in F major, WoO.57. 이 곡에 대한 베토벤의 애착은 대단해서 사교적인 모임에서 자주 연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론도 형식의 이 곡은 마음의 안식을 주는 우아한 주제와 여러 가지 표정의 삽입구들을 변주, 리듬, 그리고 다이내믹적 발전을 시키는 방법으로 다채로운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두 번째 곡은 베토벤 소나타 21번 발트슈타인(Waldstein)이다. ‘영웅 교향곡’과 ‘크로이처 소나타’가 작곡되던 것과 같은 시기인 1803년부터 1804년 사이에 작곡된 이 ‘발트슈타인’ 소나타는 오케스트라를 방불케 하는 엄청난 사운드를 고도로 발전된 작곡기법을 통해 담아낸 작품이다. 피아노 소나타를 통해 매번 새로운 시도와 혁신을 보여주었던 베토벤이 비로소 오케스트라의 음향을 피아노라는 악기에 고스란히 담아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형식과 내용, 표현과 수단 등 모든 면에서 완벽한 조화를 담고 있는 이 ‘발트슈타인’ 소나타는 가히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에 있어서 교향곡 3번 ‘영웅’과도 같은 창조적인 존재라고 말할 수 있다.

마지막 곡은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21번이다.

슈베르트는 진정으로 피아노를 사랑한 사람이었다. 그는 평생 단 한 번도 자신의 피아노를 가져본 적이 없었지만 최고의 피아노 소나타를 남겼다. 슈베르트는 항상 진지했고 스스로에 대한 채찍질을 늦추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존경하던 베토벤과 비교해서, 자기의 작품들이 즉흥적이고 표피적이라고 생각했다.

이에 그는 베토벤의 대위법을 다시 공부하는 한편 베토벤 음악이 주는 복합적이고 심층적인 감동을 담은 작품을 쓰겠다고 스스로에게 약속했다. 그 결과 남긴 곡이 그의 가장 위대한 유산으로 평가받는 세 곡의 마지막 피아노 소나타들이다. 이 세 곡은 모두 1828년, 불과 그가 세상을 떠나기 두 달 전에 쓰여졌다.

꺼져가는 생명의 심지 앞에서 인간으로서 그리고 예술가로서의 마지막 열정을 모두 담은 것이다. 이 세 곡 가운데서도 특히 마지막 곡인 21번 피아노 소나타는 슈베르트의 곡 중에서도 최고의 걸작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공연을 기획한 NCM 뉴코스모스미디어의 한경혜 팀장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피아노 소나타들을 남긴 두 거장들의 음악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고 밝혔다.

전석 2만원이며 인터파크와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에서 예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