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포털 국어사전에서 차별·비하 의도가 담긴 표현에는 이용자 주의를 환기하는 문구가 표시된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는 30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어 ‘포털 국어사전 내 차별·비하 표현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한 자리에서 양대 포털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날부터 KISO의 권고를 받아 이런 정책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네이버·카카오는 30일 오전 10시부터 국어사전 서비스 표제어 뜻풀이 하단에 ‘차별 또는 비하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므로 이용에 주의 필요합니다’는 내용의 문구를 표시하기 시작했다.

앞서 KISO는 지난해 8월 어학사전 자문위원회를 꾸리고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국어학 연구팀 도움을 받아 포털 국어사전에 차별·비하 의도가 담긴 표제어 1만여 개를 수집했다.

이 가운데 사람에게 쓰이는 표준어 단어 690여 개를 검토 대상으로 추린 뒤 말뭉치와 빅데이터를 분석했다. 최근 3개월 동안 소셜미디어(SNS), 블로그, 뉴스에 나타난 연관어까지 살펴봤다고 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차별·비하 표제어의 25.6%는 성격·습성을 나타냈다.

특히 성격을 나타내는 요소가 부정적이면 대부분 차별·비하의 의미를 지닌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다만 ‘꼼꼼쟁이’, ‘새침데기’, ‘공붓벌레’ 등의 표제어는 예외로 판단했다.

2위는 ‘딴따라’, ‘장사꾼’ 등 능력·직업 관련 표제어(22.4%)가 차지했다.

사회적 취약계층을 이르는 표제어(10.9%), 외모·차림새를 보여주는 표제어(9.1%), 인종·출신지 관련 표제어(6.5%)가 각각 3·4·5위에 올랐다.

어학사전 자문위원장은 맡은 황창근 홍익대 법학과 교수는 “단순히 차별·비하 표현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명확한 근거와 전문가적 시각을 더했다”면서 “이번 연구를 토대로 차별과 혐오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의 장이 열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표현의 자유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이용자들의 인식을 환기하는 작업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