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에 거주하는 테슬라 모델 3 차주 A씨는 지난 8월 말 빗길 미끄러짐 사고로 차량 앞 범퍼와 문이 파손됐다. A씨는 곧바로 고객센터에 애프터서비스(AS)를 요청했지만 테슬라 측에서는 부품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석 달째 방치 중이다.

A씨는 “앞 범퍼와 문이 찌그러진 정도인데 수리 기간이 이 정도까지 오래 걸리는 이유를 이해할 수가 없다”며 “언제쯤 수리가 가능할지 묻고 싶어도 문의할 곳이 없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또 다른 테슬라 차주 B씨는 차량 충전이 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해 서비스센터에 AS를 신청했지만, 수리에 필요한 부품이 한국에 들어오려면 한 달 이상 대기해야 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국내 시장에서 테슬라의 인기가 높아지며 올해 연간 판매량 2만대를 기록할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가운데 지지부진한 AS 조치로 불만을 토로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차량 판매량이 늘면서 리콜과 결함 신고 건수도 급증했지만 시정 조치 완료율은 70% 수준에 머물고 있다.

1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실이 국토교통부 자동차리콜센터로부터 받은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리콜 대상으로 분류된 테슬라 차량은 모델 S 561대, 모델 3 516대 등 총 1천77대로 집계됐다.

이 중 플래시 메모리 장치의 결함으로 지난 5월 리콜이 시작된 모델 S는 지난 9월까지 398대(70.9%)에 대한 시정 조치가 완료된 것으로 집계됐다.

브레이크 캘리퍼 고정장치의 문제로 지난 6월 리콜이 시작된 모델 3은 67.8%인 350대에 대한 수리가 완료됐다.

결함 신고도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10월까지 테슬라 차량과 관련해 접수된 결함 신고는 총 123건으로, 작년(14건)보다 약 9배 늘었다.

이 중 승차 및 실내 장치와 관련된 결함 신고 접수가 115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결함이나 사고 등의 이유로 차량에 문제가 발생해도 곧바로 AS를 받기 쉽지 않다고 호소한다.

테슬라의 공식 서비스센터는 8곳에 불과하며 이 중 3곳이 서울에 있다. 수리 대기 중인 차량이 많다 보니 AS도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소비자들은 테슬라의 들쭉날쭉한 출고 대수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통상 매 분기 첫 달에 차량 인도 물량이 감소하는 테슬라는 지난달 국내에서 불과 3대가 신규 등록되는 데 그쳤다. 앞서 지난 8월에는 2천431대, 9월에는 2천206대가 등록됐다.

테슬라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공장에서 생산된 물량을 매 분기 첫 달에 한국으로 들여와 이후 두 달간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분기 첫 달은 직전 분기에 들여와 팔고 남은 재고 물량만을 판매할 수 있다.

중국의 경우 상하이에서 테슬라 완성차를 조립하는 기가팩토리를 운영하고 있어 판매량 등락 폭이 크지 않지만, 우리나라는 미국 공장의 생산 계획과 공급 체계가 맞물려 있는 탓에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