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가 시작한 가격 전쟁의 여파로 니콜라 등 후발 전기차 스타트업들이 저조한 1분기 실적을 손에 들었다.

이에 따라 주가가 급락한 가운데 보유 현금은 계속해서 줄어들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전기 트럭 제조업체 니콜라는 1분기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1억6천910만 달러(약 2천242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억5천290만 달러보다 손실 폭이 확대됐다.

후발 업체들의 최대 과제 중 하나인 보유 현금도 계속 메말라가 추가로 자금을 조달해야 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니콜라의 지난 3월 말 기준 보유 현금은 1억2천110만 달러로, 작년 말(2억3천340만 달러)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니콜라는 북미 시장에 집중하기 위해 이탈리아 트럭 제조업체 이베코 그룹과 유럽 합작사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또 수요 부진에 미국 애리조나주 쿨리지 공장의 생산 라인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주가는 약 15% 급락했다.

고급 세단 전기차 ‘에어’를 만드는 루시드 역시 1분기 적자 확대와 급격한 현금 소진을 겪었다.

적자 규모는 1년 전 8천100만 달러에서 7억8천만 달러로 급증했다.

또 1분기에 보유 현금의 절반가량을 써 3월 말 현재 34억 달러만 남아 내년 상반기까지 버틸 수 있는 수준이라고 루시드 측은 밝혔다.

주가는 이날 5.6% 하락했다.

전기 픽업트럭 및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만드는 리비안은 그나마 상황이 나았다.

해고 등 비용 절감을 통해 적자가 13억5천만 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줄어들고 예상치보다도 적었던 것이다.

올해 5만대 생산 목표도 유지하자 주가는 이날 장중 5% 상승했다가 0.07% 하락한 채 마감했다.

지난주 유럽에서 전기 SUV ‘오션’ 인도를 시작한 피스커는 차량 소프트웨어에서 발견된 심각한 결함을 바로 잡는 데 몇 달이 걸릴 수 있다는 블룸버그통신의 보도에 주가가 14%나 하락했다.

후발 전기차 업체들의 실적 부진은 경제에 냉기류가 도는 가운데 선행 주자 테슬라가 쏘아올린 가격 전쟁의 여파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런 가운데 금리가 치솟고 현금이 소진돼 운영 자금 조달과 매출 증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글로벌 전통 자동차 회사들이 경쟁에 뛰어들어 전기차 시장이 ‘레드 오션(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업종)’이 된 점도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이들 가운데 루시드와 피스커, 리비안은 최근 2년 안에 상장돼 ‘제2의 테슬라’로 주목받던 기업들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루시드 실적 발표 후 트위터에 “시제품은 쉽지만, 생산은 어렵고 긍정적인 현금 흐름을 달성하는 건 더 힘든 일”이라고 토로했다.

콜린 랭건 웰스파고은행 애널리스트는 리비안의 실적 공개 전 “현금 소진이 여전히 초점”이라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