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집권 중인 아프가니스탄에서 지난 1년간 현지 언론인 수가 60% 감소했다고 국제 언론감시 단체인 국경없는 기자회(RSF)가 밝혔다.

이 단체가 최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8월 15일 탈레반이 아프간을 재장악하기 전 현지 언론인 수는 1만1천857명에 달했지만, 실직과 이직 등으로 인해 지금은 4천759명으로 60%가 줄었다.

미디어 매체 수도 지난 1년간 547개에서 328개로 감소했다. 기존 언론사 중 40%인 219개가 운영을 중단한 것이다.

특히 여성 언론인이 직격탄을 맞았다. 약 76%가 탈레반 재집권 후 실직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프간 34개주(州) 가운데 11개 주에서는 여성 언론인이 아예 사라졌다.

크리스토프 들루아르 RSF 사무총장은 “아프간에서 지난 1년간 저널리즘은 심하게 약화됐다”며 기자들은 언론의 자유를 제약하고 탄압하는 부당한 통제를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탈레반은 집권 후 새 언론 규정을 통해 이슬람에 반하거나 국가 인사를 모욕하는 보도를 금지한 상태다.

시위 현장을 취재하던 언론인이 구금되거나 폭행당하는 일도 이어졌다.

TV 여성 진행자에 대해서는 얼굴을 가리라는 지시까지 내렸다.

탈레반은 1차 집권기(1996∼2001년) 때 샤리아를 앞세워 공포 통치를 펼쳤다.

당시 탈레반은 음악, TV 등 오락을 금지했고 도둑의 손을 자르거나 불륜을 저지른 여성을 돌로 쳐 죽게 했다. 여성은 부르카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했다.

탈레반은 20년 만에 아프간을 다시 장악한 후 여성 인권 존중, 포용적 정부 구성 등 여러 유화책을 발표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실정이다.

특히 올해 들어 여성 인권은 크게 후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경제는 더욱 망가졌다.

공공 부문 경비의 75%가량을 맡아온 해외 원조가 대부분 끊어졌고 아프간 전 정부의 해외 자산 90억 달러(약 11조7천억원) 이상도 동결됐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가뭄과 지진 등 자연재해까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