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인 일이나 사건을 겪은 후 나타나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를 겪는 중년 이상 여성은 인지기능이 급속히 떨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PTSD는 전쟁, 자동차 사고, 폭행, 강간, 테러, 지진, 홍수 등 생명을 위협하는 충격적인 상황을 겪은 뒤 나타나는 극심한 불안장애로 환자는 충격적인 사건을 끊임없이 떠올리고 악몽에 시달리며 항상 초긴장 상태를 보인다.

미국 하버드 대학 보건대학원의 앤드리어 로버츠 역학·공중보건학 교수 연구팀이 간호사 건강 연구 II(Nurses’ Health Study II) 참가 여성 1만2천270명의 조사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11일 보도했다.

이들은 첫 인지기능 검사 때 평균 연령이 61.1세였다.

연구팀은 인지기능 셀프 테스트(CBB: Cogstate Brief Battery)를 이용, 2014년 10월3일에서 2019년 7월30일까지 6개월 또는 12개월 간격으로 이들의 인지기능을 평가했다.

CBB는 코그스테이트 사가 개발한 컴퓨터를 이용한 자가 인지기능 테스트로 임상시험, 연구, 보건의료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PTSD와 관련된 증상이 다양하고 많을수록 인지기능은 급속하게 나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PTSD 증상이 6~7가지인 여성은 학습 기억, 작업 기억(working memory), 주의력, 정신운동 속도(psychomotor speed) 저하가 가장 심했다.

작업 기억이란 뇌로 들어온 여러 가지 정보를 한꺼번에 저장해 두고 필요할 때 꺼내 사용하는 능력, 즉 단기 기억을 말한다.

이 결과는 성별, 나이, 학력, 소득 수준, 거주지역 등 인구통계학적 요인들을 고려한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여기에 식습관, 흡연 등 행동적 특성과 건강 상태를 추가로 고려했어도 이 결과에는 변함이 없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는 PTSD를 겪은 중년 이상 여성은 인지기능 검사를 조기에 시행해 인지기능 악화를 예방, 치료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의학협회 저널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