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23일 “밀가루와 식용유(대두유)의 안정적인 국내 공급을 위해 기업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날 인천시 서구 사조대림 인천공장에서 열린 식품·외식업계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최근 공급망 문제는 안보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식품업계가 다양한 원료 수입선을 확보하고 이를 국내에 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면서 “국민들께 식품 원료공급 상황에 대한 정보를 꾸준히 제공해 불안 심리가 확산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주요국의 금리 인상, 우크라이나 사태의 장기화, 일부 국가의 식량 수출중단 조치 등을 국내 식품 공급에 있어 ‘위협 요인’으로 꼽으면서 “농식품부 장관으로서 그 어느 때보다 비상한 각오를 해야 할 상황이고, 이에 취임 후 첫 현장간담회로 이곳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물가를 포함한 민생 안정이 새 정부 경제정책의 최우선 순위라는 것이 농식품부를 포함한 전 경제부처의 인식”이라고 덧붙였다.

정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외식가격 공표제’ 폐지를 공언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외식가격 공표제는 죽, 김밥, 햄버거, 치킨, 떡볶이, 피자, 커피, 짜장면, 삼겹살, 돼지갈비, 갈비탕, 설렁탕 등 12개 외식 품목의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 가격과 등락률을 매주 공표하는 것으로 올해 2월 23일 시작됐다.

그러나 외식 가격 공표제에 대해서는 업체별 가격 정보가 이미 공개된 상황에서 실효성이 없다는 회의론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정 장관의 이날 발언대로라면, 농식품부가 제도 시행 석달만에 ‘폐지’를 언급한 것이다.

정 장관은 최근 식용유와 밀가루 가격을 놓고 불안심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날 인천지역 공장들을 차례로 방문해 현장 점검에 나섰다.

그는 인천시 중구 대한제분[001130] 인천공장을 찾아 밀가루 공급 상황을 살핀 뒤 사조대림 인천공장으로 이동해 식용유(대두유) 수급 관련 현안을 점검했다.

현재 필수 식량으로 분류되는 밀가루나 대두유 공급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지만, 수입 가격 상승으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송인석 대한제분 대표는 “5개월 치 밀가루를 확보해 향후 생산에 문제는 없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글로벌 공급망이 악화한 것은 사실”이라며 “국제 밀 가격 상승과 관련한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농식품부는 밀가루 가격 상승분의 70%를 지원하는 밀가루 가격안정 지원사업과 함께 안정적인 원료구매를 위한 식품 외식종합자금 확대 등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아울러 대두유와 해바라기씨유에 매겨진 5% 관세를 할당관세를 통해 인하하는 방안 등을 관계 부처와 협의하기로 했다.

정 장관은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주요 곡물의 자급기반 구축과 안정적 해외 공급망 확보를 통해 식량안보를 공고히 지키겠다”고 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밀·콩의 자급률을 높이고 곡물 전용 비축시설을 신규로 설치해 기초 식량의 비축물량을 확대하는 한편, 밀가루 대체를 위한 쌀가루 산업 육성 및 곡물 전문기업의 해외 진출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