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하는 엄마’는 늘지만 고용의 질은 여전히 열악

빠르게 늘어나는 ‘일하는 엄마’를 위한 정부 대책의 핵심은 ‘고용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돼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현재 노동시장에 다시 뛰어들고 있는 50,60대 여성들은 대부분 단순 서비스업에 종사하게 된다. 그 결과 수익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국가적 인력활용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정부는 여전히 여성의 단순 서비스직 종사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이다.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지난 15일 서울 가산동 소재 한 기업을 방문해 ‘여성고용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여성과 청년 일자리 위해 필요하면 재원 늘리겠다”면서도 “여성이 경력단절 이후 재취업하려고 하는 것을 돕기 위해 대형마트, 아파트 단지, 주민센터 등에 ‘찾아가는 새일센터’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대형마트나 주민 센터의 시간제 일자리를 늘려나가겠다는 방침임을 시사한 것이다.

정부의 여성 취업대책이 청년층에 편중됐다는 비판도 있다. 실제로 정부는 4월 여성.청년 일자리 대책을 발표하면서 청년층 여성을 위한 취업지원 제도에 역점을 둘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일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기획재정부]
유일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기획재정부]
■ 중·고령 여성도 ‘진정한 제 2의 인생’을 살 수 있도록 도와야

서울에 거주하는 주부 K 씨(49)는 21일 뉴스투데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경력 단절 여성들이 삼성전자 서비스센터 상담 등과 같은 일시적인 서비스업에 취업하다보니 일의 연속성이 떨어지고 보수도 낮은 편”이라면서 “일시적 서비스업은 몇 개월 일한 후 다른 사람에게 양보해야 하는 문제가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일자리는 여성들 입장에서 보면 윗돌을 빼서 아랫돌을 괴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부 P씨(50)도 “여성 가족부 등에서 경력 단절 여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IT 등 일부 분야에 국한돼 있기 때문에 대부분 주부들에게는 닫혀 있는 문”이라면서 “나의 경우 노동부의 지원을 받아서 포토샵 학원을 다니려고 했더니 담당 직원이 나이가 많아서 배우기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그는 “결국 내가 우겨서 포토샵 학원에 등록을 할 수 있었지만 이제 시대가 변하고 있는 만큼 중.고령 여성 인력에 대한 시각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이 든 여성이 시간제 서비스업뿐만 아니라 새로운 분야의 인력으로서 진정한 제 2의 인생을 살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