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택배 노동자들이 24일 우정사업본부(우본)의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 우체국본부 소속 택배노동자 70여명은 이날 오전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적합의 불이행 해결에 청와대가 나서라”면서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무기한 노숙·단식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우본 산하 우체국물류지원단은 지난 19일 택배 사회적합의 이행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우체국본부 지역 본부장 등에게 계약해지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우체국물류지원단은 “정당한 사유 없이 우편물 배달 거부하고 시정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며 “7일 이내에 업무에 복귀하라”고 통보했다.

또한 이들이 배송하지 못한 택배는 ‘용차'(택배기사 부재 시 대신 일하는 기사)를 이용해 배송한 뒤 비용을 청구하겠다고도 했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이런 식으로 계약해지 통보를 하면 이 동지들이 어떻게 단식을 중단하나. 우본의 협박에 굴복하는 모습밖에 안 되지 않나”면서 “수도권 대다수 택배 현장에서는 여전히 택배 노동자들이 분류작업을 하는 등 사회적 합의가 대놓고 무시당하고 있다. 청와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우정사업본부가 택배노동자들에게 분류작업에 따른 비용을 지급하고, 단식 농성 중인 조합원들에 보낸 계약 해지 통보를 철회할 때까지 농성을 이어갈 방침이다.

우본은 이날 반박 자료를 내고 “설 명절 배달을 거부하고 있는 이들에게 업무 복귀 통보를 했다”며 “이는 계약 미이행자에 대한 당연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택배기사들이 여전히 분류작업에 투입되고 있다는 주장과 관련해선 “우본은 사회적 합의에 따라 분류작업지원 인력을 추가 투입해 배달원 개인별 분류체계로 전환 중”이라며 “수도권은 필요인력 구인난으로 인해 다소 부진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민주노총 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도 지난달 28일부터 사측의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며 한 달 가까이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날까지도 노조와 사측이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설 택배대란’이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참여연대 등 60여개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오후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설 택배대란과 택배 노동자 단식 장기화를 막기 위해 ▲ 국토교통부와 사회 각계가 참여한 사회적 합의 이행점검 ▲ 사회적 합의를 주선한 민주당의 적극적인 중재 ▲ CJ대한통운과 택배노조의 실질적 대화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