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 여파로 전 세계 여행객이 크리스마스 연휴 계획을 망치고 있다.

26일 미국의 항공편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FlightAware)에 따르면 크리스마스이브인 지난 24일부터 일요일인 26일까지 사흘간 전 세계에서 취소된 항공편은 7천202편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미국 국제선 출발·도착편이나, 미국 국내선 등 미국 관련 운항편이 2천187편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결항 편수는 24일 2천380편(미국 690편)에서 25일 2천857편(미국 996편)으로 늘어났다. 26일에도 1천965편(미국 501편)의 운항이 취소된 상태다. 취소 항공편이 늘어나면서 계속되면서 수치가 계속 변동하고 있다.

일부 승객들은 항공사를 향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세네갈 다카르행 델타항공편이 취소된 사실을 공항에 와서야 알았다는 한 부녀 승객은 AP통신에 “항공사에서 아무런 연락이 없고 정리해주거나 설명해주는 사람도 없다”며 “미안하다고 뭘 어떻게 하라고 말해주는 사람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규모 결항 사태가 빚어진 것은 성탄절을 맞아 항공여객 수요가 많아진 반면, 전염력이 더 강한 오미크론 변이의 유행으로 항공업계 인력난이 심해진 탓이다.

다수의 조종사, 승무원, 공항 근무자들이 최근 코로나19에 감염되거나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여기에 일부 구간에서는 악천후가 겹쳐 항공대란을 더욱 부추겼다.

미국 델타항공, 유나이티드항공, 제트블루항공은 이날 전체 항공편의 10% 이상을 취소했다.

유나이티드항공 대변인 매디 킹은 AP통신에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인력난을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언제부터 정상 운영이 가능할지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이 항공사는 전날 성명을 내고 “이번 주 전국적인 오미크론 확진자 급증이 우리 직원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고객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처럼 오미크론 변이로 항공업계 등 필수업종 근로자들의 인력난이 심화하자 영국과 스페인 등 일부 국가들은 격리 기간을 단축하고 나섰다.

델타항공과 제트블루항공도 최근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격리 기간 단축을 요청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이번 크리스마스 결항 사태가 가장 심각한 곳은 중국이다.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이번 연휴 기간 결항편이 많은 공항 리스트 상위에는 중국 공항들이 대거 포진했다.

AP통신은 중국의 공항에 결항이 집중된 이유에 대해 명확하지 않다면서도 “중국은 봉쇄조치를 자주 감행하는 엄격한 방역 대책을 시행 중”이라며 “최근 중국 정부는 인구 1천300만 명의 도시 시안을 봉쇄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중국 동방항공과 에어차이나는 전날부터 이틀간 전체 항공편의 20% 이상을 취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 독일 루프트한자와 호주의 항공사들도 인력난을 이유로 다수의 항공편 일정을 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