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편운 조병화 시인(1921〜2003)의 문학의 산실 편운재(片雲齋)가 시인이 생활하였던 당시의 모습으로 재현되어 일반에게 처음으로 공개된다. 조병화문학관(관장 조진형)은 이를 기념하여 9월 20일~11월 20일 ‘편운재 예술혼展’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편운재 예술혼展’은 어머니를 기리는 집, 편운의 예술혼을 펼친 집, 문인들의 사랑방, 편운재의 어제와 오늘이라는 테마로 구성되었다. 조병화 시인이 글을 쓰다 잠시 자리를 비운 것 같은 집필실, 그의 손때가 묻은 붓, 이젤 등의 화구와 그림들이 전시된 화실, 파이프와 도장 등의 유품들과 조시인의 저서와 그림, 편운재를 방문한 문인들의 방명록과 사진 등 유물 수백여점이 전시된다. 본 전시는 인터넷 예약제로만 운영되며 해설사의 인솔 하에 관람한다.

편운재는 안성이 낳은 시인 조병화가 어머니 진종 여사의 묘막(墓幕)으로 지은 집이다. 출입문 옆 벽에는 조 시인이 일생 동안 마음 깊이 새겼던 어머니의 말씀 ‘살은 죽으면 썩는다’가 새겨져 있다. 생에 대한 무한한 성실성을 강조한 이 말씀에 따라 조 시인은 편운재에서 고독과 싸우며 예술혼을 쏟아냈다. 계관시인 조병화가 ‘어머니’, ‘남남’ 등의 시집들과 100여권의 저술 그리고 수많은 그림과 서예품 등을 창작하며 고독과 허무의 예술혼을 불태운 곳이 바로 ‘편운재’이다.

또한 편운재는 조병화 시인의 벗과 친지들이 심신을 쉬면서 창작의 정신을 다듬은 곳으로, 조 시인과 동시대를 호흡하였던 당대의 문인 및 예술가들의 향기가 남아 있는 곳이다. 조병화 시인이 교편을 잡았던 서울고등학교, 경희대학교, 인하대학교의 제자들과 조태일, 허영자, 정호승, 신봉승 등 많은 후배 문인들이 편운재를 찾아 조병화 시인과 함께 술잔을 나누었고 예술과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며 많은 추억을 남겼다.

시인의 장남인 조진형 관장은 “편운재 예술혼展을 찾는 관람객들이 조병화 시인의 깊은 효심과 순수고독, 순수허무의 예술혼을 느끼고, 이를 통해 편운재를 방문했던 수많은 문인과 예술가들이 그러했듯이 따뜻한 위로와 문학적인 영감을 받아가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