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 지역의 한 구의회가 러시아 총영사관 건물이 위치한 주소를 ‘우크라이나 거리’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호주 공영 ABC 방송에 따르면 시드니 동부 울랄라 구의회는 전날 관할 지역에 있는 러시아 총영사관의 주소를 ‘풀러톤 스트리트’에서 ‘우크라이나 스트리트’로 변경을 추진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울랄라 구의회는 16일부터 지역주민 의견 수렴과 함께 해당 안건에 대한 최종 결정권을 가진 ‘지명위원회’ 심의 등 후속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번 도로명 변경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안건을 제출한 루이사 엘싱 구의원은 “많은 울랄라 주민들과 러시아 영사관 인근 주민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가능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울랄라 구의회는 그동안 도로명 변경을 지지하는 주민들의 편지를 300통 이상 받았다며 온라인 청원에도 1천명 이상이 참여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앤드루 맨신스키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우크라이나인 협회 부회장은 도로명을 바꾼다고 해서 전쟁이 끝나지는 않겠지만 “홀로 버려진 게 아니라 많은 이들이 지지하고 있다는 희망을 준다”고 환영의 뜻을 표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스트리트’라는 도로명은 러시아 영사관 직원들에게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매일 상기시킬 것”이라고 기대했다.

러시아 총영사관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구의회 측의 도로명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없고 그런 의도도 없다”면서 “그럼에도 정치적 풍조에 따라 오랜 역사를 가진 명칭을 갑자기 바꾸는 것에는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