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해 연간 매출 279조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반도체의 힘’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호실적의 1등 공신인 반도체가 앞장서고 스마트폰과 소비자 가전이 힘을 보태면서 기록을 경신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호조와 스마트폰·가전 신제품 효과에 힘입어 올해도 신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27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2021년 실적에 따르면 연간 매출은 279조6천억원, 영업이익은 51조6천300억원으로 전년보다 18.07%, 43.45% 각각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역대 최대치로,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243조7천700억원)보다도 35억원 이상 늘었다.

삼성전자는 또한 지난해 4개 분기 모두 해당 분기 최대 매출 기록을 세웠다.

영업이익 규모 역시 2018년(58조8천900억원) 이후 최대치이자 역대 3번째다.

4분기만 보면 매출 76조5천700억원, 영업이익 13조8천700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실적은 당초의 시장 전망치(영업이익 약 15조원)에는 다소 못 미쳤으나, 특별 상여금 등 일회성 요인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기대치에 부합한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기록적인 호실적은 역시 반도체 사업이 이끌었다. 반도체 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94조1천600억원으로, 전년보다 20조원 이상 늘었다.’

반도체 부문의 연간 영업이익은 29조2천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반도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0조원 이상 증가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1위 기업으로, 그해의 메모리 업황이 실적을 사실상 좌우한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시작된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연간 호실적을 이어갔으며, 특히 지난해는 미국의 인텔을 제치고 세계 반도체 매출 1위 자리에 다시 올랐다.

또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매출도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4분기에는 일부 메모리 반도체 품목에서 가격 하락 전환 흐름이 나타난 데다 자체 재고 수준을 감안해 판매 확대를 자제한 데 따른 영향으로 전 분기보다는 실적이 둔화됐다.

반도체 부문의 4분기 매출은 26조100억원, 영업이익은 8조8천400억원이었다.

스마트폰과 소비자 가전도 지난해 모두 성장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구 IM부문의 연간 매출은 109조2천500억원, 영업이익은 13조6천500억원을 기록했다.

스마트폰 사업은 지난해 반도체 수급난과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베트남 공장 생산 차질 등으로 인해 어려움도 있었으나, 차세대 제품군인 폴더블폰 판매가 ‘대박 행진’을 이어가며 기록적인 실적 달성에 기여했다.

소비자 가전 부문(구 CE부문)의 연간 매출 55조8천300억원, 영업이익 3조6천500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약 7조원, 약 2천억원 증가했다.

이는 네오(Neo) QLED TV와 라이프스타일 TV, 맞춤형 가전 비스포크 시리즈가 흥행한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특히 지난해에도 TV 시장에서 16년 연속 1위 자리를 유지했다.’

디스플레이 부문(삼성디스플레이)도 연간 매출 31조7천100억원, 영업이익 4조4천6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성장세를 나타냈다.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로 중소형 패널의 수요가 견조했고 신규 판매도 증가한 덕이다. 다만 대형 패널 실적은 액정표시장치(LCD) 가격이 하락하고 신규 QD-디스플레이 초기 비용의 영향으로 부진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전망도 밝은 편이다. 지난해 4분기부터 나타난 메모리 반도체 시황 둔화가 조기에 종료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연합인포맥스가 증권사들의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매출은 302조7천억원, 영업이익은 58조9천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 기록을 다시 한번 갈아치울 것으로 관측된다.

신한투자증권 최도연·남궁현 연구원은 “생각보다 빠르게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고 있어 삼성전자의 올해 실적은 1분기를 저점으로 2분기부터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