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최대 주 69시간 일할 수 있도록 한 정부의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이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장시간 근로제”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민변 노동위원회는 7일 성명을 내 “정부의 개편안은 노동자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사용자가 노동자들을 더 장시간, 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주는 것에 불과하다”며 “현행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 규제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개편안대로 연장근로 관리 단위를 종전의 1주일에서 1개월로 확장하면 가능한 연장근로 시간의 상당 부분을 한 주에 몰아넣을 수 있게 되고, 그 효과는 극악한 집중적 장시간 근로”라며 “월말과 월초 2주 연속 장시간 근로를 해도 ‘제한 범위 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정도 장시간 근로를 집중적으로 한 근로자에게 나중에 몰아서 휴식할 권리가 보장된다 한들, 이미 집중된 장시간 근로로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이후의 ‘휴식 아닌 휴식’에 불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변은 또 “정부는 제도 지향점이 ‘선택권’과 ‘건강권’, ‘휴식권’ 보장이라고 밝혔으나 이는 반(反)노동자적 성격을 은폐하는 수사”라며 “정부의 개편안으로 늘어나는 선택권은 사용자가 ‘근로시간을 부여할 선택권’뿐”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정부의 이번 개편안은 노동자의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훼손하는 장시간 근로를 정당화하려는 방책에 불과하다”며 “사용자의 입장만 대변한 정부의 근로시간 제도 개악을 저지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