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이 경기회복에 대한 신뢰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자사주 매입을 22년 만의 최대 수준으로 늘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골드만삭스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국 기업들이 지난 7일까지 5천40억달러(약 57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승인했다.

이는 같은 기간 기준으로 적어도 22년 만의 최대 규모이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7년 말 실시한 광범위한 세제개편으로 자사주 매입이 급증했던 2018년 규모를 뛰어넘을 만큼 강한 증가세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다우존스 인다이시스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9년까지 S&P 500 기업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5조3천억달러 정도였다.

미국 기업들은 올해 자사주 매입과 함께 배당금도 확대하고 있다.

S&P 다우존스 인다이시스가 집계한 미국 기업들의 1분기 배당금 지급액은 연간 환산 규모로는 203억달러를 늘린 셈이어서 2012년 이후 가장 큰 분기 증가세를 보였다.

미국 기업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쌓아놓은 현금 유동성이 풍부한데다 향후 경제회복에 대한 신뢰도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S&P 500 기업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보유액은 1년 전보다 약 25% 늘어 역대 최고치인 1조8천900억달러에 달했다.

RBC 캐피털마켓의 미국 증시 수석전략가인 로리 칼바시나는 코로나19라는 암운이 걷히고 낙관론이 되살아나기 시작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 확대 전략을 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