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유럽 각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돌연 급증하고 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하위 변이 BA.4·BA.5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작년에 접종한 백신의 효과는 점차 떨어지는데, 전 세계에서 여름 휴가철을 맞아 이동량이 급증하고 있어 BA.4, BA.5로 인한 코로나19 글로벌 대유행이 다시 찾아올 가능성이 있다고 CNN방송이 22일(현지시간) 지적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21일 현재 독일, 프랑스, 그리스,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스위스, 스페인 등은 이달 초 저점을 찍었던 코로나19 환자가 최근 증가세를 보인다.

현재 가장 확진자 수 증가세가 가파른 유럽 국가는 포르투갈이다.

21일 기준 포르투갈의 최근 7일간 일평균 100만명당 확진자 수는 1천333명에 달했다. 입원 환자 수도 1천896명에 이르렀다. 1월 오미크론 대유행기 시절 최다 입원 환자 수 기록(2천560명)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포르투갈의 때아닌 코로나19 대유행은 오미크론 하위변이 BA.5가 주도하고 있다. 포르투갈에서 BA.5는 3월 말에야 처음 발견됐는데 5월 두 달도 지나지 않아 우세종 자리를 차지했다. 앞서 5일에는 전체 신규 확진자의 84%가 BA5 감염자로 확인됐다.

BA.4, BA.5는 오미크론의 초기 변이보다 면역 회피 능력이 뛰어나 전파 속도가 10∼15% 빠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감염 후 중증으로 치닫는 위험은 상대적으로 작지만 워낙 확산 속도가 빨라 취약층의 입원, 사망이 가파르게 증가할 수 있다.

유럽질병관리예방센터(ECDC)는 최근 “BA.4와 BA.5가 유럽 전역에서 우세종이 될 수 있고, 이에 따라 확진자도 급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최근 확진자가 늘어나는 프랑스, 영국 등에서도 문제의 BA.4, BA.5 검출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프랑스는 일일 100만명당 신규 확진자 수가 이달 초 280명에서 21일 748명으로 거의 3배가 됐다. 이달 6일 시행한 유전자검사에서 BA5 검출률은 24%였는데, 이는 한 주 전(18%)보다 6%포인트나 오른 것이다.

프랑스 보건 당국은 “프랑스에서 새로운 대유행이 시작될 것인지가 아니라, 얼마나 강력한 유행일지가 문제”라며 오미크론 하위 변이의 대유행을 기정사실화했다.

영국에서도 BA.4·BA.5의 확산 영향으로 최근 확진자 수와 입원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영국 통계청(ONS)의 17일자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최근 매주 43%에 달한다.

프랑스 파리의 레이몽 푸앵카레 병원 감염병 전문가인 뱅자맹 다비도 교수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시기에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마스크 의무화가 해제되고 사람들의 면역력도 약해지고 있어 위험성은 더욱 커진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