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활용한 스마트케어 돌봄 서비스 덕에 대전 유성구의 독거노인들이 잇따라 위급상황을 넘겼다.

28일 유성구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전 6시 44분께 가슴에 통증을 느낀 김모(74) 씨가 AI 스피커를 향해 “119 불러줘”를 외쳤다.

홀로 생활하던 김 씨는 평소 지병으로 많은 약을 복용 중이었다.

구조 요청을 접수한 이동통신사 관제센터는 곧바로 김 씨와 통화해 응급상황임을 확인하고 119에 신고했다.

김 씨는 119 구급대 도움을 받아 25분가량 뒤 인근 대학병원 응급실에 도착했고, 현재 심장 수술을 앞두고 있다.

이모(73) 씨도 24일 오전 2시 42분께 아파트 계단을 오르내리는 운동을 하던 중 어지럼증을 느끼며 계단에서 구른 뒤 겨우 집으로 돌아와 AI 스피커에 “살려줘요”라고 외쳤다.

10여분 만에 인근 종합병원 응급실로 이송된 이 씨는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이같이 홀로 사는 어르신들을 위기에서 구한 유성구의 스마트케어 돌봄서비스는 지난해 6월 도입됐다.

도입 당시 독거노인과 장애인 30명에게 서비스를 제공했는데, 이달 12명이 추가됐다. 김 씨와 이 씨는 모두 이달 초 돌봄 대상으로 선정되자마자 큰 도움을 받은 것이다.

유성구는 심장 수술을 받는 김 씨에 대해 긴급의료비 지원도 검토하고 있다.

정용래 유성구청장은 “AI 스피커가 어르신의 말벗이 될 뿐 아니라 위급상황을 알려주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며 “구민들이 더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다양한 돌봄 사업을 지속해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