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복합문화공간 낙원악기상가 전시공간 d/p에서 6월 20일까지 ‘눌변가’ 전시가 열린다.

낙원악기상가 전시공간 d/p는 별들이 흩어지고 모이는 ‘이산낙원(discrete paradise)’의 약자로 다양한 개인들이 모여 그들 각자의 낙원, ‘우리들의 낙원’을 만들어내는 공간이다. d/p에서 열리는 ‘눌변가’ 전시는 국내 1세대 비영리 미술 전시공간 ‘아트 스페이스 풀’과 처음 시도하는 기획 교류 프로젝트로 아트 스페이스 풀에서 활동 중인 신지이 큐레이터가 기획했다.

‘눌변가’는 더듬거리는 서툰 말솜씨를 뜻하는 ‘눌변’에 ‘가’를 붙여 눌변을 능숙하게 하는 사람(家)과 눌변의 노래(歌)라는 의미를 함께 담았다. 달변은 아니지만 묵묵히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을 영상, 회화, 설치 작품으로 조명하는 전시다. 이번 전시에서는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개인’이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작가 3팀이 자신만의 개성을 담은 작품을 소개한다.

미디어 아트 그룹 ‘무진형제(정무진, 정효영, 정영돈)’는 영상 설치 작품 ‘여름으로 가는 문’을 선보인다. 지독하게 더운 날씨에 줄넘기를 계속하는 소년의 모습을 통해 외형은 어른과 별 차이가 없지만 세상과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 모르는 청소년기를 조명한다. 언어가 배제된 채 행위를 가까이에서 보여주는 영상을 통해 작가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시각, 청각, 후각적으로 극대화되는 듯하다.

노은주 작가는 찰나의 순간을 드로잉으로 기록한 후 다시 조각으로 만들고 캔버스 위에 옮기는 방식으로 작업하며 이름 없는 대상에 서사를 부여해왔다. 이번에 전시되는 회화 작품 ‘야경’ ‘녹는형태연습’ 등은 말솜씨가 유창하지는 않지만 단어 하나도 오래 고르고 묵직하게 내뱉는 눌변가와 닮았다.

이윤이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친구와 떠난 여행을 소재로 한 영상 작품 ‘메아리’를 전시한다. 등장 인문들은 서로의 말을 반복하거나 조금씩 변주하고, 노래로 전달하면서 메아리의 미세한 떨림을 표현한다. 작품은 메아리처럼 시간차를 두고 다시 돌아와 가슴에 남는 단어의 조각들을 다룬다.

‘눌변가’ 전시는 화~토요일 오후 1시부터 7시까지 열리며 입장료는 무료다. 전시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낙원악기상가 전시공간 d/p 홈페이지(www.dslashp.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리들의 낙원상가 관련 담당자는 “이번 전시가 코로나 블루로 지친 시민들에게 힐링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안전하게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손소독제 비치, 방명록 작성 및 마스크 착용 후 관람 유도 등 방역을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