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탈모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공약으로 검토하고 나선 것을 계기로 연간 1천200억원 규모에 달하는 국내 탈모 치료제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천150억원대 규모인 한국 탈모 치료제 시장은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 두 성분의 제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피나스테리드 성분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최초의 경구용 탈모치료제로, 국내에는 2000년 다국적 제약사 MSD가 오리지널 의약품 ‘프로페시아’ 출시로 처음 도입됐다. 현재는 MSD에서 분사된 오가논이 내고 있는 프로페시아는 출시 후 줄곧 시장 1위를 지키고 있으며, 이 약의 국산 제네릭(복제약) 중에서는 JW신약[067290]의 ‘모나드’가 선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타스테리드는 FDA에서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로 승인받았지만, 한국에서는 발모 적응증(치료범위)을 인정받아 탈모치료제로 판매되고 있다.

다만 이 치료제들은 장시간 꾸준히 사용해야 하며, 치료 중단 시 탈모가 재발할 수 있는 등 효능에 한계가 있다.

프로페시아는 한 달에 5만∼6만원, 아보다트는 한 달에 3만∼4만원이 들어 장기 복용에 따른 가격 부담이 만만치 않다. 제네릭을 복용한다고 해도 여전히 연간 수십만원이 든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복용 환자가 늘어나는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을 대선 공약에 포함하는 방안이 뜨거운 호응을 얻은 이유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최근 통계를 보면 2020년 탈모 환자는 23만3천여명으로, 2016년 21만2천명보다 약 10% 증가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가 전체의 22.2%로 가장 많았으며, 40대와 20대가 각각 21.5%와 20.7%로 그 뒤를 이었다.

이는 최근 수년간 실제로 탈모를 겪는 사람이 늘고 있다기보다는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외모에 대한 관심이 증가해 병원을 찾는 젊은 층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래에도 꾸준한 성장이 전망되는 시장인 만큼, 국내에서도 부작용은 적고 투약 주기는 긴 탈모치료 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대웅제약[069620]은 탈모 치료 장기 지속형 주사제를 개발하고 있다. 1개월 또는 최대 3개월에 한 번만 맞아도 되도록 개발에 성공하면 매일 약을 먹어야 하는 번거로움과 비용 부담을 덜 수 있다. 2023년 국내 발매를 목표로 인벤티지랩·위더스랩과 함께 연구 중이다.

JW중외제약[001060]은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과 함께 ‘윈트'(Wnt) 단백질의 신호전달 경로를 활용한 탈모 치료제 개발에 나서 전임상 시험을 하고 있다. 남성 호르몬 억제를 유도하는 기존 치료제들과 달리 모낭의 줄기세포를 활성화해 발모를 유도하는 기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