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금리 예금에 돈 넘쳐 조달비용↓…충당금 많게는 60%↓
22일 현재까지 공개된 KB, 하나, 우리금융그룹 3곳의 상반기 실적은 말 그대로 ‘역대급’이다.

KB금융[105560]의 2분기(4~6월)와 상반기 순이익은 각 1조2천43억원, 2조4천743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2.7%, 44.6% 증가했다. 모두 각 2분기, 상반기 실적으로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상반기 순이익(1조7천532억원, 1조4천197억원)은 상반기 뿐 아니라 역대 모든 반기 가운데 가장 많았다.

금융권에서는 금융그룹의 이익 증가의 배경으로 우선 예대 마진 개선을 꼽고 있다. 풍부한 시중 유동성 덕에 은행이 상대적으로 낮은 이자를 줄 수 있는 예금(저원가성 예금)에 돈이 넘쳐 흐르면서, 은행은 그만큼 대출에 사용할 자금을 조달하는데 비용을 덜 들이는 대신 이익을 늘릴 수 있었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하나은행의 2분기 저금리성 예금의 비중은 41.3%로, 지난해 2분기(37.3%)보다 4%포인트(p)나 늘어난 상태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그룹의 상반기 이자이익(3조2천540억원)은 작년 상반기보다 13.7% 늘었고, 지난해 4분기 1.55%까지 떨어졌던 NIM(순이자마진)도 올해 2분기 1.67%까지 높아졌다.

KB금융그룹과 은행의 NIM 역시 올해 상반기 1.82%, 1.56%로 작년 같은 기간(1.78%, 1.53%)보다 올랐고, 우리은행의 2분기 NIM(1.37%)도 1분기 1.35%에서 또 상승했다.

여기에 주식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계열 증권사의 수수료 수입도 증가세는 다소 꺾였지만 여전히 금융그룹 순이익에서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대출 부실 등에 대비해 쌓는 충당금 규모가 작년보다 줄어든 것도 이익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KB금융그룹의 경우 올해 상반기 신용손실 충당금이 3천971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6.4%나 줄었다.

하나금융그룹 역시 1년 새 충당금 등 전입액이 5천252억원에서 2천53억원으로 61%나 급감했다.’

◇ 주당 KB 750원·하나 700원 중간배당…우리도 첫 중간배당
이처럼 크게 불어난 이익을 바탕으로 3개 금융그룹 이사회는 일제히 중간배당을 확정했다.

금융당국의 ‘배당성향(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총액 비율) 20% 이내’ 권고에 따라 작년 기말 배당을 최대한 자제한 금융그룹들이 당국의 배당 제한이 풀리자 앞다퉈 주주 달래기에 나선 것이다.

특히 KB금융과 우리금융은 금융지주 출범 후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결의했다.

KB금융의 배당 대상은 올해 6월 말 기준 주주, 주당 배당금은 750원이다. 우리금융 이사회의 경우 7월 말을 기준으로 중간배당하기로 일단 결의했지만, 배당액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하나금융 이사회도 “충분한 손실 흡수능력 확보, 자본 적정성 개선, 적극적 주주환원 정책 확대 등을 고려했다”며 주당 700원의 중간배당을 결정했다. 하나금융의 작년 상반기 중간배당액은 주당 500원이었다.’

◇ 카카오[035720] “100% 비대면 주담대 연내 출시” VS 금융그룹 “비대면 대출 시스템 개선”
전통 금융그룹들은 8월 상장을 앞둔 카카오뱅크에 대한 걱정과 경계심도 숨기지 않았다.

카카오뱅크는 앞서 지난 20일 기자 간담회에서 “금융플랫폼으로서 신용카드, 주식계좌, 연계 대출에 더해 펀드, 보험, 자산관리 등으로 영역을 넓힐 예정”이라며 “연내 100%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도 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문철 KB국민은행 전무(CF0)는 이날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뱅크 대응 방안에 관한 질문에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자금 대출의 경우 규제도 복잡하고 예외도 많아 고객들이 대면을 선호하지만, 점차 추세가 비대면으로 옮겨갈 수 있다”며 “이에 따라 현재 스타뱅킹(KB국민은행 모바일뱅킹 앱) 등에서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있고, 조만간 실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이후승 하나금융지주[086790] 재무총괄 부사장(CFO)도 컨퍼런스콜에서 디지털 부문 전략에 대해 “하나은행은 전세대출, 리테일 핵심 상품의 모바일화를 추진 중이고, 모빌리티, 부동산 등 다양한 제휴를 통해 생활금융 플랫폼이 되려 한다”며 “저희가 토스뱅크에도 투자했는데 토스뱅크와 함께 시너지를 내서 디지털 은행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