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평양냉면 풍습'(Pyongyang Raengmyon custom)의 유네스코(UNESCO) 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전후로 평양냉면에 대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당의 지원을 선전하고 나섰다.

5일 북한 매체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모로코에서 열린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보호협약 정부 간 위원회 회의에서 평양냉면 풍습이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록됐다.

북한 문화가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것은 아리랑(2013년), 김치 담그기(2014년), 씨름(2018년·남북 공동 등재)에 이어 4번째다.

유네스코 위원회는 “평양냉면은 북한에서 관습적으로 먹는 사회·문화적 음식으로, 평양 사람들의 삶에 깊게 뿌리내린 전통 민속요리”라며 “문화적 정체성과 연속성을 증진하고 사회적 조화와 결속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평양냉면은 온반·숭어국·녹두지짐(빈대떡)과 함께 평양의 4대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고혈압과 당뇨 예방 등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 메밀을 면으로 사용하는 데다 고깃국물과 동치미 국물을 섞어 시원하고 새콤달콤한 특징이 있다.

북한은 국가비물질(무형)문화유산인 평양냉면을 2008년 8월 세계지식재산기구(WIPO)에 원산지명으로 등록했다. 이에 북한 매체들은 최고지도자와 당정이 평양냉면 등 민족 전통을 계승 발전시키고 빛내기 위한 정책을 펴고 있다고 선전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평양냉면 풍습이 인류의 대표적인 비물질문화유산으로 정식 등록됨으로써 날로 빛나게 계승 발전되는 조선 민족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 조국평화통일위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지난달 20일 김 위원장이 “2011년 2월 2일과 10월 17일 등 여러 차례에 걸쳐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뜨거운 인민사랑이 어려있는 옥류관에서 평양냉면을 잘 만들어 인민들에게 봉사하는 데 대한 가르침을 줬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김 위원장이 평양시내 이름있는 식당 간 국수 경연도 조직하도록 하고 경연심사 방법도 가르쳐줬다”며 “국숫발의 굵기와 반죽을 비롯해 조리방법까지 일일이 가르쳐 줬고 평양냉면의 고유한 맛과 전통이 살아나게 국수를 잘 만들어 인민들에게 봉사하도록 거듭 당부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지난해 12월 청류관 국수의 질이 옥류관 국수에 못지않다며 국수 양념의 맛을 평가하고 앞으로 옥류관보다 국수를 더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을 안겨주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평양냉면에 최고지도자의 사랑이나 당의 영도가 깃들어있다고 선전하는 것은 평양냉면이 북한을 대표하는 민족음식이라는 상징성을 가진 데다 ‘음식 외교’의 첨병 역할을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북한은 2018년 4·27 남북정상회담 때 옥류관 수석요리사가 직접 만든 평양냉면을 남측 평화의 집 만찬장에 올렸고 9월 평양남북정상회담 때도 남한 기업 총수들에게 옥류관에서 냉면을 대접한 바 있다.